일상

엄마 목소리

엄마 목소리

By recoen2026-08-01

오랜만에 걸려온 어머니의 연락이다.
아들~ 잘 지내~?
어머니의 연락은 늘 신기한 면이 있다.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해 잠들지 못하는 시기에, 그 목소리가 듣고 싶을때면, 어김없이 걸려온다.

어디냐고 묻는 말에 나는 회사라고 답했다. 왜 주말에 출근하느냐는 말에 공부도 하고 이것저것 하려고 와 있다고 말씀드렸다. 사실이다.

아니. 사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내 침대에 누워 있어도, 방 안의 책상에 앉아 있어도, 좋아하던 카페에 가도 거기에도 내 마음은 따라다닌다. 마음이 따라다니는 이상 어떤 공간에서도 나는 안식을 얻을 수가 없다. 가만히 있으면 마음이라는 녀석이 저기 밑에서 시커멓게 고개를 내밀고, 가슴을 타고 올라와, 어깨를 침범하고 내 손목 맥박 언저리와 손등을 저릿하게 만들어 놓는다. 이내 머리통을 뚫고 들어와 헤집고 다니며 나만 보라고 외친다. 나는 고통스러운 너를 왜 봐야 하냐고 항의하지만 너는 계속 나만 보라고 외친다. 나는 저 친구를 이길 힘도 없으면서 내 일상의 가장 익숙한 공간에 와서 앉아 있다. 뭐라도, 저 친구에게 저항해 보려고.

어머니가 이어서 말씀하신다.
우리 아들 참 잘하고 있네. 정말 잘하고 있어~ 엄마는 아들이 자랑스러워.

마음이라는 친구가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커다란 물방울을 쏘아 올린다. 아래쪽부터 시작된 물방울이 가슴을 밀어내듯 타고 올라가다가 목을 가득 채우더니 이내 눈가에 도착했다. 시큰하다. 코끝으로 무언가 터져 나오려는 것을 꿀꺽 삼켜 본다. 떨리는 목소리가 들통날 것 같다. 휴대폰만 손에 들려 있다.

어머니는 되묻는다.
아들?
아들? 듣고 있어~?

요즘 나는 저 목소리가 듣고 싶었나 보다.
저 목소리에는 조금의 안식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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