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역설
사바나 원칙으로 지능을 설명하려는 논리의 매력과 비약

『지능의 역설』은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지능이 높은 사람의 특징을 설명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 억지스럽고 논리적 비약이 크다고 느꼈다.
그래도 책의 핵심만큼은 기록해두려 한다.
사바나 원칙
이 원칙 하나만 기억해도 책의 핵심 주장을 거의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이를 중심으로 지능이 높은 사람의 특징을 설명한다.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야생 환경에 적응했고 뇌도 거기에 맞게 진화했다. 전체 인류사에서 야생 환경에 산 기간은 발전된 사회 속에 산 기간보다 압도적으로 길다. 따라서 현대인의 뇌도 여전히 야생에 적응한 뇌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그 야생을 아프리카의 사바나에 빗대어 ‘사바나 원칙’이라고 부른다.
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조상들이 해결해야 했던 문제는 일반 지능과 큰 관련이 없었다고 본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사기꾼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지적인 메커니즘은 당시에는 예외적으로만 필요했다. 야생에서 생존하고 번식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했다.
현대에 일반 지능이 중요해졌다는 것은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일이 생존에 더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책은 이를 뒤집어 지능이 높은 사람은 야생 환경에서 중요했던 일, 이를테면 사회를 구성하거나 방향을 찾는 능력에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주장한다. 솔직히 이 지점에서 왜 논리가 반드시 ‘반대’로 이어지는지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과거에 해당하는 일에는 지능이 높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현재의 새로움에 해당하는 일에는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주장이다.
이 관점으로 진보주의자와 무신론자, 한 사람만 사랑하는 사람, 저녁형 인간, 동성애자,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술과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이 더 지능이 높다고 설명한다.
느낀 점
위 예시가 높은 지능의 특징이 되는 이유는 모두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생활양식이기 때문이다. 책은 이 전제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지만 나는 논리가 비약적이고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처음 ‘일반 지능’을 소개하는 부분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현대의 새로움에만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원하는 결론을 완성하려고 몇 가지 근거를 붙인 것처럼 느껴졌다.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니므로 엄밀한 비판 대신 간단한 감상으로 마무리한다. 아쉬운 책이었다.
당시 함께 기록한 심리학 독서 목록
- 『서른 전에 한 번쯤은 심리학에 미쳐라』 — 3/5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4.7/5
- 『왜 얼굴에 혹할까』 — 1.5/5
- 『질투의 민낯』 — 2.5/5
- 『소셜 애니멀』 — 3.8/5
- 『습관의 힘』 — 4.2/5
- 『도파민형 인간』 — 4.2/5
- 『지능의 역설』 —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