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규칙 없음

넷플릭스의 인재 밀도, 솔직함, 자율이 성과를 만드는 방식

By recoen2024-04-28
규칙 없음

직원들이 일을 잘하게 만드는 조직문화가 늘 궁금했다. 그런 회사에는 어떤 시스템과 문화가 있기에 빠르고 대단한 성과를 만드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 생각으로 서점에 가면 이 책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때마침 트레바리에서 독서모임을 연다기에 참가를 신청했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가 직원들이 더 잘 일하도록 만드는 문화를 알 수 있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인재 밀도를 높이고, 솔직해지고, 통제를 벗어버리는 것이다. 책은 이 세 원리를 세 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살핀다. 그중 가장 핵심은 인재 밀도였다. 나머지 두 원칙은 높은 인재 밀도를 전제로 한다. 이 세 가지를 실현하기 위해 실제로는 수많은 규칙과 세밀한 문화가 적용된다는 점도 느꼈다.

1. 행동의 전염성

펠프스 교수는 팀원들이 재능이 뛰어나고 아는 것이 많아도 그중 한 명이 엇나가는 행동을 하면 팀 전체의 능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 달 동안 수십 차례 거듭된 실험에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성과가 무려 30~40% 뒤처졌다.

— 『규칙 없음』, p.42

넷플릭스는 어떻게든 인재 밀도를 높이려 한다. 그 근거가 행동의 전염성이다. 잘하는 팀원의 역량이 못하는 팀원에게 전해지는 효과보다, 못하는 팀원의 행동이 팀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이야기다.

요즘 ‘인재 밀도’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듣고 있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유행하는 그럴듯한 표현 정도로만 여겼다. 그런데 이 개념이 여러 연구 결과에 기반하고, 넷플릭스가 진지하게 추구하는 문화라는 것을 알고 나니 머릿속에 확실히 박혔다.

나는 매니저가 아니다. 그렇다면 내 입장에서는 이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과연 인재 밀도를 높이는 인재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찔리는 구석도 있었고, 나름의 자극이 되었다.

2. 솔직함과 성장의 관계

솔직함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솔직해야 비로소 성과가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성장에는 노력과 방향이라는 두 축이 있다. 노력해도 방향이 틀리면 헛되고, 방향이 맞아도 노력하지 않으면 나아가지 못한다. 노력한다는 전제 아래 방향만 제대로 갖춰지면 성장은 보장된다. 이때 올바른 방향을 잡도록 돕는 것이 피드백이다.

피드백이 적절히 오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솔직함이다. 솔직하면 적절한 때에 피드백할 수 있고, 올바른 방향을 찾도록 서로 도울 수 있다. 넷플릭스가 솔직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이유다.

물론 솔직함은 때로 아픔을 준다. 그래서 무방비한 솔직함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상대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의도에서 솔직한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상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솔직함은 피한다.

피드백을 주고 나면 상대가 나를 미워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까 두려울 수 있다. 그래서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준 사람에게 ‘소속 신호’를 보내야 한다. 목소리에 감사를 담거나, 가까이 다가서거나,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작은 몸짓도 소속 신호가 된다.

넷플릭스의 피드백 지침은 다음과 같다.

  • 피드백을 줄 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 피드백을 받을 때: 감사하고,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라.

나는 이런 솔직한 문화에 공감했다. 누구나 자신의 관점 안에서만 문제를 풀고 성장할 수 있으며, 문제에 몰두할수록 그 관점은 더 좁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의 피드백이 필요하다. 피드백이 느리면 효율적인 성장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솔직한 문화를 가진다면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다른 사람의 표현에 종종 상처를 받는 사람이기에 함부로 말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의 성장을 위한 말이기를,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해주기를 기대한다. 책을 읽다 보니 트레바리의 대화 수칙이 떠올랐다.

우리는 무엇이든 말할 수 있지만, 아무렇게나 말할 수는 없습니다.

3. 모든 것을 공유할 때 생기는 신뢰와 주인의식

넷플릭스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우리 회사도 매달 재무 상태와 매출, 성장 폭에 관한 통계를 보여준다. 발표를 들을 때마다 회사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었지만, 왜 이렇게 공개하는지는 명확히 몰랐다.

이 책을 읽으며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의 비밀과 남에게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된다. 상대가 나를 신뢰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회사도 비밀스러운 일을 직원에게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심을 수 있다.

또한 회사의 내부 사정을 공유하면 주인의식을 키울 수 있다.

“나는 우리 직원들이 넷플릭스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나는 그들이 스스로 넷플릭스의 ‘일부’라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누군가가 넷플릭스에서 일하게 된다면 절대 그 사람의 머리 위에 우산을 씌우지 않을 것이다. 그가 비를 맞게 되더라도.”

— p.205

내 목표는 직원들이 자신을 회사의 주인으로 여김으로써 회사의 성공을 위해 자기가 짊어져야 할 책임의 크기를 늘리는 것이었다. 막상 회사의 기밀을 공개하고 나니 기대하지도 않았던 성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직원들이 더욱 현명해진 것이다.

— p.206

모든 직급에서 전략을 이해하는 직원이 많을수록, 회사의 재정 상황과 그날의 맥락을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상부의 별다른 지시가 없어도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p.207

이 내용을 통해 우리 회사가 어떤 생각으로 매달 사정을 발표하는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방법론 너머의 본질

나는 넷플릭스처럼 성장하고 일을 잘하는 조직이 어떤 방식과 문화를 가졌는지 알고 싶었다. 여러 내용을 이해했지만 역시 그 본질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넷플릭스가 이 방식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그대로 우리 상황에 가져온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가 성과를 만드는 조직문화를 갖게 한 본질은 무엇일까? 그것을 이해한다면 우리 회사들도 각자의 상황에 맞는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생각이 충분히 여물지는 않았지만 두 가지를 어렴풋이 느꼈다.

첫째, 성과를 만드는 조직문화를 적극적으로 고민한다. 직원이 노력해주기를 막연히 기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력하고 성장할 수밖에 없는 문화와 시스템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둘째, 고민의 결과를 혁신적으로 적용한다. 기존 문화를 답습하지 않고, 깨달은 바가 생기면 과감히 적용하고 변화시키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적고도 상당히 추상적이라고 느낀다. 처음에는 “넷플릭스는 이렇게 일하고, 이렇게 성과를 높였구나” 하며 읽었다.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그들의 방법보다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어떻게 이런 문화를 생각했고, 어떻게 적용했을까? 우리는 우리 상황에 맞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다시 읽는다면 방법론만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 너머의 본질을 향해 방향을 맞추고 싶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다른 회사에는 어떤 조직문화가 있고 무엇이 사람들을 더 잘 일하게 했는지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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