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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내가 쓴 렌즈를 알아차릴 때 타인과 세계가 다르게 보인다

By recoen2020-06-03
프레임

최인철의 『프레임』은 너무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이유로 미뤄두었던 책이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비로소 집어 들었다. 예상대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루되, 우리의 시선을 바꾸는 심리적 한계를 여러 개념으로 보여준다.

각 장의 지식은 따로 나열되지만 ‘관점’이라는 중심이 있어 흩어지지 않았다. 한 장씩 인생의 지혜를 쌓아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지혜는 마음의 한계를 아는 것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의 핵심은 내가 가진 능력뿐 아니라 인식의 한계를 이해하는 데 있다. 책은 나도 몰랐던 심리와 이해하기 어려웠던 타인의 행동을 인간 마음의 보편적 한계로 설명한다.

핑크를 사랑한 왕이 세상 모든 것을 핑크로 바꾸려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왕궁과 나라를 전부 칠하고도 하늘이 파랗자 분노한다. 지혜자는 하늘을 칠하는 대신 핑크색 렌즈의 안경을 건넨다. 왕이 안경을 쓰자 모든 것이 원하는 색으로 보였고, 나라는 본래 색을 되찾았다.

우리는 보고 싶은 대로 세계를 본다. 문제는 렌즈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 순간이다. 잘못된 프레임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 여러 렌즈의 존재를 알수록 나와 타인의 시선을 분별할 가능성이 생긴다.

회피 프레임과 접근 프레임

회피 프레임은 얻을 보상보다 실패의 처벌과 안전의 상실을 먼저 본다. 성공 가능성이 99퍼센트여도 실패 1퍼센트에 매달려 시도하지 않는다. 실패는 넘어지는 순간보다 시도 자체를 멈추는 순간에 완성된다.

접근 프레임은 같은 상황에서 얻게 될 가치와 보상을 본다. 아이가 내일 소풍에서 놀 장면을 생생하게 상상해 설레는 것처럼, 성취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으면 지금 행동하고 싶어진다.

짧게는 한 행동을 후회할 수 있지만 긴 시간 뒤에는 하지 않은 일을 더 후회한다는 설명이 기억에 남았다. “해보기나 했어?”라는 질문은 회피의 렌즈를 벗게 한다.

나만 복잡하다는 착각

사람은 상대를 몇 번 만나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이해되기 위해서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타인은 단순하고 나는 복잡하다는 자기중심적 프레임이다.

자기 행동은 상황으로 설명하고 타인의 행동은 성격으로 단정하는 오류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내가 잘못했을 때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면서, 다른 사람이 잘못하면 그 사람 자체가 문제라고 판단한다.

자신에게 건네는 그 관대함을 이웃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행동 하나로 사람을 정의하기 전에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상상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프레임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관계는 더 따뜻하고 풍성해질 수 있다.

이 책에는 성장만을 재촉하기보다 인간을 성숙하게 보고 대하려는 마음이 있었다. 심리학 지식과 따뜻함을 함께 얻은 독서였다.

주제 /Psych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