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요시노 겐자부로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By recoen2024-10-17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가장 나다워지는 시간'이라는 클럽에 지원하면서부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책입니다. 영화가 궁금하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질문을 좋아하는데, 질문 중에서도 삶을 고찰하게 만드는 종류의 것을 좋아합니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며 제목에서부터 삶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 취향저격이었습니다. 사실 3번째 모임에서 읽게 될 책이었지만, 클럽이 시작하면서부터 가장 먼저 읽어버렸습니다.

잔뜩 기대하며 펼쳤는데, 큰 실망은 없었습니다. 때로는 책 속의 문장이 머릿속에 잠들어있던 생각들을 펼쳐내는 덕분에 잠깐 멈춰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들을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저자의 생각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크게 반대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 책에 다소 높은 점수를 줄 것 같습니다.

책의 형식

책의 형식에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면이 있습니다. 전개방식이 투박하다고 해야할까요. 일련된 스토리를 끌어가면서, 각 스토리의 꼭지마다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인생의 가치를 설명합니다. 일련되었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한 명의 인물이 주인공이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서만 일련됩니다. 기승전결이 긴장감있게 짜여져있어 스토리만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더구나 스토리의 흐름이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인생의 가치를 설명하기 위하여 흘러가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높이 평가하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병렬식 주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책에서는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만을 풀어나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이 저로하여금 책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그런것 같습니다. 이 책은 병렬식 주제를 소설 속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아쉬움도 맥락 속에서 바라볼 때,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철학을 공부한 저자는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소중한 가치들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들에게 읽히는 방식으로 쉽게 작성되어야했고, 하나의 책에 그가 전달하고 싶었던 여러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써내려갔을지 생각해볼 때, 조금은 책의 전개방식에 대해 누그러진 마음이 생깁니다. 책이 담고있는 내용이야, 앞서 이야기했듯이 멈춰서서 곱씹고 되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다양했습니다. 꽤 많은 문장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밑줄을 그은 후에도 머릿속에 남아서 계속 곱씹게 만드는 생각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2가지만 소개해보려합니다.

1. 사소한 질문도 소중히 여기고 물고 늘어질 것

책의 한 대목에선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 추측의 내용이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작고 사소한 것에 의문을 던졌고, 그 질문의 대답을 찾을 때까지 물고 늘어졌기 때문에 위대한 발견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소한 의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합니다.

뉴턴이 위대한 것은 중력과 인력의 성질이 똑같지 않을까, 하고 의심했기 때문만은 아니야. 작은 것을 의심하는 데서 시작해 깊이 고민하고 노력하여 실제 그것을 확인했기 때문이기도 해. 이건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아주 어려운 문제이기는 했어. 그런데 처음에 의심하지 않았다면 연구도 시작하지 않았을테니 처음에 의심을 품었다는 사실이야말로 대단한 거야.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p.74

연이어 질문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는데, 저는 이 대목에서 밑줄도 긋고, 별표도 4개나 그렸습니다. 왜냐하면 저 스스로가 이 '질문'의 유익을 누린 기억이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독서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것은 작고 사소한 질문을 물고 늘어지면서부터입니다. 그 이후 독서가 저의 인생을 긍정적인 방면으로 개선시켜주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또한 개발자로써의 실력을 크게 향상시켜주는 순간에도 언제나 질문이 있었습니다. 작은 질문은 언제나 그 뒤에 있는 거대한 지식의 세계를 만나게하는 입구가 됩니다. 작은 질문을 무시하지 않고, 그것의 대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저는 입구의 '문을 여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의 큰 변화에는 언제나 작은 질문과 그것의 대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이것을 자주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책의 한쪽 구석에 4개의 별을 그리게 된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맞아, 내 삶에서도 '질문'은 정말 큰 효과가 있었어. 이걸 자주 실천하지 못하는 내 삶이 보이는구나. 다시 이런 착실한 마음가짐을 가지며 살아가 볼 수 있을까"

2. 자립한 사람이 되는 것

저자는 자립한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립한 사람이란 자신만의 고유한 사상 체계를 가지며, 언제나 '스스로에게 떳떳한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자립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감동을 주거나 어떤 인상을 남긴 것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여기에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보물이 숨어있습니다.

중요한 건 세상의 눈이 아니라 네 눈이야. 네 눈이 무엇에서 사람의 훌륭함을 찾고 있는지, 그것을 네 영혼이 알아야 한단다 (중략)

코페르,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 마음이 감동받을 때와 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렴. 그 기분을 잊지 말고 언제나 그 뜻을 생각해 보도록 해.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p.52-53

세상에서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말고, 내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에 주목하는 인생은 제가 본받고 싶은 인생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에게도 롤모델이 있습니다. 디오게네스라는 고대 철학자입니다. 전세계를 제패한 알렉산더 대왕이 디오게네스가 있는 도시에 방문했습니다. 그를 만나고자 앞에 섰으나 디오게네스는 그저 자기 집 앞 마당에서 햇빛을 즐기며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런 디오게네스를 향해 알렉산더는 말합니다. "나는 알렉산더다" 그리고 디오게네스는 응수합니다. "나는 디오게네스다" 알렉산더는 당황했지만, 한번 더 말합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주겠다 말해보아라" 디오게네스는 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햇빛을 가리지 말아주시오" 그러고 다시 낮잠을 청했습니다. 무례하다고 생각한 알렉산더의 신하들은 그를 죽일까하였지만, 알렉산더는 말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었을 것이다."

저는 이 디오게네스의 일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의 부귀영화와 권력을 가진 사람앞에서도 자신이 그것에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설령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다할지라도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의연하게 추구해나갈 수 있는 그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대로 닮아가지는 못할지라도 그는 저의 롤모델이 되었습니다.

사실 삼촌이 코페르에게 한 조언은 가쓰코가 나폴레옹이 위대하다고 말했던 내용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쓰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폴레옹은 적인 코사크 기병대에게 반해 버린거야. '용감하군! 정말 용감해!' 나폴레옹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본진 근처까지 진격해 온 코사크 기병대를 감탄하며 봤다는 거야. 자기 몸이 위험하다는 건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지... 정말 대단하지 않니?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p.135

맞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소중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추구하기에 세상의 잣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타국의 왕 앞에서도 두려워하거나 부러워하지 않고 그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추구하는 디오게네스, 피아니스트 명성을 버리고 음악이 가진 순수한 예술의 세계를 즐기기 위해 피아노 선생이 된 시모어 번스타인, 기분이 좋으면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엉성한 그대로의 춤을 추는 조르바.

행동의 결과가 무엇이었든, 자신의 진심에 충실한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귀감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노예찬' 냄새가 진한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때문에 저는 삼촌이 코페르에게 자신에게 감동을 준 순간을 간직하고 그 뜻을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저를 향한 조언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론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붕 뜬 마음으로 행동의 결과에 대해 시간을 지나쳐 앞당기려는 자세보다도, 행동 자체의 가치를 숙고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좋았습니다. 그런 내용들이 나라는 존재로 단단하게 살아갈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것 같아 더더욱 저희가 하고 있는 클럽에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주제 /PhilosophyLifeSelf-reflection
이 글 공유하기